습관으로 굳어진다는 것은,

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갈 듯 말 듯한 계절에 감기를 얻었습니다.

제가 감기에 잘 걸리는 편인데, 지금 시기에 걸리는 건 또 처음이네요.

왠지 모르게 뭔가가 몸을 쿡쿡 찌르는 듯한 아픔이 느껴지는 걸 보니,

아무래도 몸살이 오려나봅니다.

 

매일마다 블로그를 하나씩 쓰는 것은, 사실,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.

어쩌다 운 좋게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너무 기쁘고, 도움이 되었다는 댓글을 보면 뛸듯 기쁘지만

저에겐 매일의 숙제와 비슷하게 여겨집니다.

주제를 선정하고, 그 주제로 도움이 되는 글을 작성하기 위해 자료를 찾고 또 보기 좋은 글을 써야 하니까요.

 

이런 상황에 몸이 아프다는 건 '블로그를 안 쓰는 것'을 위한 좋은 핑곗거리가 될 수 있죠.

그래서 퇴근 후 저녁을 먹고 한참을 뒹굴거렸습니다.

하지만 어딘가 마음의 부채감같은 게 느껴지더라구요.

작게 시작했던 '오늘 해야 할 것을 안 했다'와 같은 느낌이 점점 커지며 결국 전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.

 

그렇게 지금 저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.

지금까지 써왔던 것처럼 정보 중심의 글은 아닙니다만, 어쨌든 글을 쓰고는 있습니다.

가벼운 주제로 저의 생각을 풀어내는 것 정도는 제 양심이 허락해주더라구요.

오늘은 이 글을 썼기 때문에 그래도 잠은 편하게 잘 수 있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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습관이란 게 그런 것 같아요.

보이진 않고 만질 순 없지만 제 마음 어딘가에서 저의 행동을 제어해주는 일종의 제동장치라고 봅니다.

이 습관이라는 친구 덕에 오늘 하루 조금이나마 생산적으로 보냅니다.

야속하지만, 그만큼 또 감사한 친구랄까요.